신천지에서 외국인을 동원해 린치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내가 신천지 다닐 때 의문이었던 점 3편)
※ 이 글은 제가 신천지에서 직접 겪고 보고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피해 예방을 위해 공익 목적으로 쓴 개인 경험담입니다. 직접 겪은 부분과 전해 들은 부분은 구분해 적었고, 관련된 분들의 신원 보호를 위해 일부 표현은 조정했습니다.
1편 : https://www.dogdrip.net/729723301
2편 : https://www.dogdrip.net/729758879
<이전 이야기 요약>
이만희 측근 경호원이었던 나는, 고 총무가 자신의 성비위를 고발했다가 제명된 전 청년회장에게 보복을 암시하는 걸 들었다. 일주일 뒤 그 사람을 추적해 처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나는 시간을 끌면서 이 일의 배후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외국인을 동원해 린치하라는 지시를 받고 내가 가장 의아했던 것은, 고 총무가 보복하려고 했던 전 청년회장이 이미 신천지에서 제명되어 완전히 사라진 뒤였다는 점이다. 그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만큼 조용히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고 총무가 격분해서 없애고 싶을 만한 이유가 도무지 보이지 않았기에 조용히 그 이유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거의 처음으로 신천지에 대한 외부 자료, 즉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해 보기에 이르렀다.
대체 왜 이제 와서 알아봤냐고 답답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천지는 성도들에게 교회 밖에서 비방하는 내용은 절대 들으면 안 된다고 몇 번이고 교육한다. 심지어 그런 소식을 듣는 것을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고 에덴에서 쫓겨난 상황과 동일하게 교육하며 성도들을 진실로부터 철저하게 격리시킨다.
게다가 어느 정도 직책이 생기면 외부 자료를 찾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다. 이건 절대 과장이 아니다. 신천지 모임은 보통 오전 8~9시에 시작해 새벽 2~3시가 되어야 끝나는 강행군이고, 이걸 한 달 내내, 일 년 내내 해야 한다. 제대로 된 식사와 수면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피드백이란 이름의 가스라이팅, 실적 압박, 무한경쟁 때문에 육체적·정신적으로 극도로 피곤해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더 잘 세뇌된다. 새벽 2~3시에 돌아와 잠시 눈만 붙이고 아침 모임에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내가 믿는 진실을 의심하고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란 쉽지 않다.
나도 린치, 심지어 살인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서야 이러한 것들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물론 단번에 깨우친 것은 아니었고, 내 모든 것을 바쳐 만든 소중한 보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때부터 내가 알아본 청부폭행 사건의 전말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고 총무에게 성추행 혹은 성폭행에 준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한 여성은, 내가 알아본 바로는 밝혀진 것만 2명이었다. 이들은 처음에는 피해를 호소하며 자필진술서와 자신들이 추행당하는 정황을 스스로 녹음한 자료를 증거로 제출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전 청년회장을 통해 이만희에게 보고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보고를 받은 이만희는 고 총무를 파면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사건을 보고한 청년회장을 경질하고 결국 쫓아내기에 이른다.
고 총무는 자신의 성 문제가 알려질 것이 두려워 피해 여성들에게 합의를 시도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단순 합의가 아니라 성범죄 사건 자체가 없었으며, 피해 여성들이 쓴 자필진술서는 전 청년회장의 강압으로 사실이 아닌 내용을 억지로 쓴 것이라고 말하도록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녹취로 접하게 되었다. 이에 더 나아가 피해 여성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보고해 준 전 청년회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에 이른다. 고 총무가 고소한 것이 아니라 피해 여성들이 전 청년회장을 고소한 것이다.
그로 인해 이 문제는 흐지부지 덮이고 말았고, 명예훼손 고소 사건은 혐의없음으로 종결되었다. 전 청년회장을 처벌하지 못한 고 총무는 자신의 분노를 풀지 못해 경호원들을 호출해 이 젊은 청년들의 손으로 자신의 사적 복수를 실행하려고 했다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다.
이러한 정황을 알게 된 나는 분노를 넘어 허무한 마음까지 들었다. 내 젊음을 바쳐 봉사했던 조직의 실체가 겨우 이런 것이었다니. 너무나 비열했고, 우스웠고, 무엇보다 수치스러웠다. 설령 그 지시가 실행되었더라도 자신들의 지시와는 무관한 일부 광신적 성도의 비행으로 치부했을 것이다.
이 계획이 실행되지 않은 데에는 내가 시간을 끈 것도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고 총무가 지시를 내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부 횡령 문제가 발각되어 제명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알기로 고 총무의 횡령 등 비행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었는데, 갑자기 쫓겨나듯 제명된 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복잡한 내부 서열 싸움의 결과이지 않았을까 예상해 본다.
고 총무가 제명되자 복수를 대신해 주려고 충성심을 보였던 핵심 인물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모른 체했다. 나는 조용히 당시의 정황과 증거들을 모으며 탈퇴를 준비했다. 그리고 린치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의심은 점차 신천지의 교리로까지 번져 갔다.
원래 내가 맡았던 역할 중에는 청년들에게 신천지 비방교리를 반증해 주는 교관의 역할도 있었다. 개종목사에 대해 공포심을 가진 청년들에게 개종목사들이 주로 쓰는 비방교리를 오히려 내가 먼저 주입해서 교리적인 면역력을 키워 주고자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겁 없고 무책임한 행동이었다.
개종교육에 다녀온 청년들로부터 들은 내용과 인터넷의 개종교육 교리들을 정리해 교안을 준비했는데, 그중에는 도저히 내 지식으로 반박할 수 없는 것들이 더러 있었다. 신천지를 절대적으로 믿었던 나는 그 난제들을 해결해 달라고 총회에 요청했다.
하지만 총회의 답신은 충격적이었다. 이유를 불문하고 난제들은 교육 주제에서 제외시키라는 것이었다. 총회가 내가 생각하지 못한 답을 줄 것이라고 확신했기에 그 답은 너무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아직 때가 되지 않아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겠지 하며 스스로 위안하고 지시대로 이행했다. 이때에 나는 이미 스스로 생각하기를 거부한 맹신도였다. 그리고 오히려 그게 편했다. 모든 것을 부정하고 돌아볼 만큼 중요하게 여겨지지도 않았고, 너무 멀리 와서 돌아갈 길도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대부분 신천지 사람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총회가 반증을 거부한 교리적 모순을 시작으로, 나의 부족함이라고 치부하고 덮어두었던 썩은 뿌리들을 직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에게 린치를 지시했던 청년섭외부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면담 당시 그는 승진해 전국청년총무가 되어 있었다.
계시록의 큰 환란을 코로나라고 가르쳤던 교리의 모순, 영적인 말씀 심판이 육적인 불 심판으로 바뀌며 생긴 오류, 계시록 실상의 치명적인 오류 등을 지적했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반박하는 것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린치 사건의 전말에 대해 물었다. 이러한 은폐 정황들을 알고 있었는지. 그의 대답은 모두 알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여성들이 전 청년회장을 고소한 사건까지 다 알면서 린치를 하려고 했다는 것인가? 따져 물었지만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너무 큰 분노에 순간 욕설까지 하게 되었고, 탈퇴의 뜻을 전한 뒤 다시는 연락하지 말고 내 부모에게도 알리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한 후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 뒤로 이전에 없던 텔레그램 스미싱 문자를 하루에 몇 개씩 받게 되었고, 며칠 뒤 신천지 성도였던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청년총무에게 큰 결례를 범했으니 당장 사과하고 회개하라는 것이었다. 린치 지시까지 이야기했지만, 어머니에게 “미친놈, 너가 안 했으면 그만 아니냐”는 말까지 듣고 나는 이성의 끈이 풀리게 되었다. 왜 조용히 탈퇴하고자 했던 나에게 가족의 분란까지 일으키며 괴롭히려고 했던 것일까?
이때까지 나는 모든 사실을 품고 조용히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어머니와의 통화 이후 이들의 모든 악행을 밝히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이만희의 불법 경호 차량, 황제 준법교육, 폭행 사주 사건, 필라테스 당원 가입 등 내부에서 보고 들은 악행 중 극히 일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다. 나와 같은 입장의 수많은 탈퇴자들의 제보와 증언이 더해져 정치 개입 수사가 확대되었고, 이만희와 고 총무는 모두 구속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다. 당원가입 수사 중 막대한 규모의 횡령과 조세포탈 사건까지 추가로 밝혀지면서 형량은 상당히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번화가에서 뻔히 보이는 거짓말로 말을 걸어오는 신천지 청년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거리를 누비며 세상에 빛을 전파하겠다고 착각했던 과거의 내 모습도 보인다.
그들에게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과거의 나와 현재 그들의 헌신이 한낱 보고용 데이터에 불과했으며, 그저 고위층의 체제를 유지하는 수단이었다는 씁쓸한 사실을 너무 늦기 전에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렴풋이 이러한 모순을 알면서도 뒤돌아보기를 꺼리는 사람들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진실을 마주하는 건 죄가 아니다. 그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더 좋은 곳에서 만났더라면 좋았을 인연들이다. 모두 진심이었던 만큼, 그 진심이 이용당했다는 사실이 가장 안타깝다.